[필드테스트] 300을 넘어 400 으로 - 스파클 400W
(FSP400-60PFN)

정제현(zezeflash@empal.com)

1. 서론

전원공급장치(파워 서플라이) 가 단순한 아무거나 있기만 하면 되는 부품이 아닌 컴퓨터 전체의 안정성을 좌우하는 중요한 부품임은 이제 많은 유저들이 잘 알고 있을 것이다. 그러한 파워 서플라이 중에서 현재 시점에서 가장 많은 유저들이 흔히 사용하고 있는 파워 서플라이(이후 파워) 의 용량은 아마도 300W 일 것이다. 흔히 이 정도면 큰 무리가 없다고 생각하는데, 그렇다면 전원공급은 과연 그 정도로 충분한 것일까? 300W 의 용량이면 부족함이 없는 걸까? 이 물음에 대한 판단에 앞서 근본적으로 생각해봐야 할 문제가 있다.

대용량 파워의 필요성?

잠시 과거를 향해 거슬러 올라가보자. 컴퓨터가 지금보다는 많이 보급되지 않았던 예전 486 시절, 주종을 이루는 파워는 150~200W 선이었던 것으로 알고 있다. (기억이 가물가물...) 최근 불과 펜티엄 2~3 시절만 해도 250W 용량의 파워가 가장 많이 사용되었다는 것을 감안했을 때 주로 쓰이는 파워의 용량은 자꾸만 증가하였음을 알 수 있다. 그렇다면 지금 주로 쓰이는 300W 도 무작정 충분하다고만은 볼 수 없지 않을까?

300W 가 부족한 시대는 이미 오고 있다.

nVIDIA 의 그래픽카드인 지포스 FX 의 출시는 그 성능이나 소음 뿐 아니라 그 전원요구량이 우리를 놀라게 했는데, 상위모델인 GeForceFX 5800 Ultra 의 경우에는 500Mhz 라는 높은 클럭으로 인한 높은 소비전력으로 인해 350W 이상의 파워를 권장한다고 한다. 이는 많은 주변장치를 사용하지 않는 한 300W 면 충분하다고 생각했던 많은 유저들을 당황하게 하였다. CPU 와 그래픽 카드 등이 자꾸만 고속화되어 가면서, 주변기기를 많이 사용하는 사람들은 물론이고 일반적인 유저들도 300W 의 전력으로는 모자랄 날이 곧 올 것이라는 예상이 가능한 것이다. 뿐만 아니라, 많은 유저들이 오버클럭을 시도하는 시점에서 오버클럭의 성공을 가늠하는 중요한 요소 중 하나가 충분하고 안정적인 전원 공급임을 생각해 봤을 때 고용량 파워 서플라이의 중요성은 더욱 부각된다.

이번에 SPI 코리아에서는 고용량의 진가를 알아볼(?) 매니아들을 위한 400W 파워를 출시하였으며, 바로 이번 테스트의 대상이 이 400W 파워 제품인 FSP400-60PFN 이다. 중소 서버 및 워크스테이션을 위한 용도 뿐 아니라, 고용량을 필요로 하는 파워유저들에게 어필할 이 제품에 대해서 지금부터 자~세하게 알아보도록 하자. ^^

2. 제품 살펴보기

[손잡이가 없다]

300W/350W 제품박스와 비슷한 모양이다. 그러나 기존 박스에서는 찾아볼 수 있던 운반을 위한 손잡이가 사라진 것을 알 수 있다. 휴대성에 있어서 매우 아쉬운 부분으로, 꼭 변경되었으면 한다.

박스를 개봉한 후 속을 들여다 본 모습이다. 일명 뽁뽁이(!) 로 보호된 파워 본체와 케이블 등이 보인다.

테스트의 주인공인 파워 본체를 꺼내었다. 400W 제품이라는 기분 때문인지 왠지 듬직해 보인다. ^^ 위의 라벨에는 무언가가 잔뜩 써져 있는데, 무엇이 씌여 있는지 확인해 보자.

[각종 인증 표시와 사양 표시]

라벨에는 각종 인증에 통과한 마크들이 그려져 있고, 그 아래에는 파워의 사양이 자세히 언급되어 있다. 사양 표시에서 최고 출력이 400W 라는 것과 컴바인드 출력이 235W 임을 확인할 수 있다. 컴바인드 파워가 높다고 무조건 좋은 파워라고는 하기 어렵지만, 컴파인드 파워의 수치가 파워의 안정성을 짐작해 볼 수 있는 하나의 척도라고 봤을 때, 235W 의 컴바인드 출력은 타사의 파워보다 훨씬 넉넉함을 보여준다. (보통 많은 쓰는 타사의 300W~350W 파워의 경우에는 컴바인드 파워가 180~220W 정도이며, 시소닉의 경우 400W 파워도 컴바인드 출력이 180W 에 불과하다.)

파워 위의 가장자리에는 NOISE KILLER 회로를 사용하였음을 나타내는 스티커와 볼 베어링 팬을 사용하였음을 나타내는 스티커가 각각 나란히 붙어있다.

파워 후면에는 니덱사의 볼 베어링 팬이 장착되어 있으며, 그 옆에는 FULL RANGE 라는 표시로 100V 부터 240V 까지의 모든 전압과 50/60Hz 의 주파수를 지원함을 표시하고 있다. 다른 파워의 경우에는 110V 와 220V 중에서 어느 한쪽만 지원하거나 전환 스위치를 이용하여야 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렇게 별도의 과정이 필요없이 모든 전압에서 사용할 수 있는 것은 안전성(혹시나 전압을 잘못 연결할 경우 위험하기 때문에) 과 편리함의 측면에서 분명한 장점이 된다.한편 볼 베어링 팬은 슬리브 베어링보다 수명이 오래 가고, 오래 지나도 소음이 커지지 않는 장점이 있다.

파워 본체와 함께 박스 안에는 전원 케이블과 케이블타이가 들어있었다. 많은 구성물은 아니지만 꼭 필요한 것 위주로 깔끔한 구성을 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전원 케이블이야 당연히 필수적인 것이고, 케이블 타이를 이용하여 컴퓨터 내부의 선정리를 쉽게 할 수 있을 것이다.

파워 내부가 어떤지 자세히 살펴보기 위해서 케이스를 슬며시 열어 보았다. 커다란 방열판과 함께 부속품들이 보인다. 무엇보다도 커다란 방열판은 제조사가 제품의 발열에 적지 않은 신경을 썼음을 짐작케 하는 부분이다.

입력되는 전류에서 고주파 노이즈를 걸러내기 위한 EMI 출력 필터가 보이며, 투명플라스틱으로 쇼트를 방지하고 있다. (이 부분은 상당히 고압이 흐르는 부분이기 때문에 특별히 보호장치를 한 듯하다.) NOISE KILLER 회로도 보이며, 방열판 옆에 노이즈 킬러와 연결된 것으로 추측되는 온도 센서가 부착되어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이를 통해 방열판의 온도를 측정하여 발열량을 판단, 이에 따라 팬 속도 등을 조절하는 것으로 보인다.

반대쪽을 보면 상당히 두터운 정류 콘덴서와 옆에 PFC 회로가 보이며, 역시 투명플라스틱으로 보호되어 있다. PFC 는 Power Factor Correction 의 약자로, 역률 보상회로라고 하여 전력의 효율을 증대시키는 역할을 한다고 한다.

[큰 방열판 틈 사이로 변압코일이 보인다.]

전원 케이블들이 나오는 구멍에는 홀더로 케이블들이 고정이 되어 있어 접속 불량 및 단선을 방지하고 있다.

[전원 케이블과 커넥터들의 모습]

전원 커넥터는 20핀 주 전원 커넥터와 4핀, 6핀 보조 전원 커넥터, 그리고 6개의 4핀 커넥터와 1개의 FDD용 커넥터를 가지고 있다. 이 중 3개의 4핀 커넥터는 단독으로 달려 있고, 2개의 4핀 커넥터는 쌍으로, 그리고 나머지 1개의 4핀 커넥터는 FDD용 커넥터와 함께 달려 있다. 6개의 4핀 커넥터 개수는 그렇게 적지는 않지만 400W 라는 용량을 감안했을 때 조금 부족할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든다.

3. 비교대상!!

어떠한 종류의 제품이든지 간에, 제품 하나만 보고서 평가를 내리기는 어려운 일이다. 그래서 간단한 비교를 위해 2종의 제품을 준비했다.

[DELTA DPS-300KB-1E]

DELTA 사의 신형 300W 제품이다. 300W 중에서는 220W 높은 컴바인드 출력을 자랑하며 커넥터의 수는 4핀 커넥터 5개, FDD용 커넥터 1개로 다소 부족해 보인다.

[SUPPLE POWER SP-6000E]

최근에 선보인 서플파워 300W 제품이다. 180W 컴바인드 출력의 사양을 가지고 있으며 온도에 따라 내부 팬과 PC 팬을 동시에 조절하는 ACF 기능을 특징으로 한다. 커넥터의 수는 4핀 커넥터 6개, FDD용 커넥터는 3개나 가지고 있다.

그럼 각각 제품의 케이블의 길이는 어떠할까? 20핀 주 전원 커넥터를 기준으로 하여 한번 줄자를 가지고 재어 보자.

[DELTA DPS-300KB-1E 커넥터]

[SUPPLE POWER SP-6000E 커넥터]

[FSP400-60PFN 커넥터]

측정해 보면 델타와 서플 파워의 커넥터의 경우는 약 44cm 의 길이임을 알 수 있으며, 스파클의 경우 50cm 정도의 길이를 나타내었다. 다른 두 제품보다 다소 더 길다는 것을 알 수 있는데, 400W 라는 고용량 파워의 특성상 더 큰 케이스에 제품을 장착하여 사용하는 경우가 많음을 생각해 봤을 때 적절한 길이증가라고 생각된다.

4. 테스트

제품 테스트는 크게 두가지 측면에서 이루어졌는데, 전압 측정과 소음이다. 전압 측정은 얼마나 규정된 만큼의 정확한 전압이 들어오는지를 확인하였으며, 소음은 마이크를 사용하여 직접 소음을 측정해 보았다.

(1) 전압 측정 테스트

얼마나 정확한 전압이 안정적으로 공급되는지 알아보기 위한 전압 측정 테스트는 메인보드 바이오스의 모니터링 값을 이용하였다. 비록 정밀 장비를 사용하여 측정하지는 못했지만, 동일 메인보드 상에서 바이오스 상에서 측정한 값이므로 어느 정도 공정한 테스트가 될 수 있으리라 본다.

1. DELTA DPS-300KB-1E

CPU Core Voltage 나 DDR Voltage 는 메인보드에서 공급하는 전원이므로 파워 테스트에서는 신경 쓸 필요가 없고, 우리가 주목해야 할 부분은 +3.3V, +5V, +12V, Standby Voltage (+5VSB) 이다. 델타 파워의 경우 +3.3V 의 경우는 3.31~3.34V, +5V 의 경우는 4.99~5.02V, +12V 의 경우는 11.61~11.73V, +5VSB 의 경우는 4.96~4.99V 를 나타내어 +12V 가 다소 낮은 것을 제외하고는 비교적 정확한 전압값을 보여주고 있다.

2. SUPPLE POWER SP-6000E

서플 파워의 경우에는 +3.3V 의 경우는 3.34~3.37V, +5V 의 경우는 4.99~5.02V, +12V 의 경우는 11.91~12.03V, +5VSB 의 경우는 4.96~4.99 를 기록하여 역시 대체적으로 정확한 전압값을 보여주었다. +3.3V 에서는 값이 조금 높지만 +12V 에서는 델타파워보다도 정확한 값을 보여준다.

3. 스파클 FSP400-60PFN

스파클 파워의 경우에는 +3.3V 의 경우는 3.31~3.36V, +5V 의 경우는 5.05~5.08V, +12V 의 경우는 11.67~11.85V, +5VSB의 경우는 5.01~5.04 의 값을 보여주고 있다. 전체적으로 무난한 정확도의 전압값을 보여주며, +3.3V 나 +5V 의 경우는 다소 높은 전압이 들어가지만 +12V 에서는 델타파워보다 정확하다.

[테스트 결과]

결과를 종합해 보면 모든 제품이 규약의 범위를 준수하고 있음을 알 수 있고, 그 중에서도 서플 파워가 가장 정확한 전압값을 보이고 있으며, 스파클 파워와 델타 파워도 비교적 정확한 전압값을 보여주고 있다.

(2) 소음 테스트

사실 소음 테스트는 상당히 주관적일 수 있는 테스트이며, 파워가 얼마나 오랜 시간 동작했느냐에 따라 달라지기도 한다. 따라서 최대한의 공정하고 정확한 테스트를 위하여 마이크를 이용하여 파워와 일정거리를 둔 상태에서 소음을 녹음해 보았으며, 모든 파워를 30분 정도 가동시켜 어느 정도 가열이 되었다고 볼 수 있는 시점에서 테스트를 진행하였다.

[DELTA DPS-300KB-1E] .

[SUPPLE POWER SP-6000E] .

[스파클 FSP400-60PFN] .

구별을 쉽게 하기 위해 녹음된 소리를 모두 볼륨을 300% 정도 올렸음을 참고로 하자. 주위의 잡음도 섞여있고 볼륨이 조금씩 다르지만, 들어보면 서플 파워가 가장 소음이 적고, 델타파워와 스파클 파워는 비슷비슷함을 알 수 있다. (스파클 파워가 아주 약간 소음이 더 큰 대신 델타파워에서는 약한 고주파음이 났다.) 하지만 서플 파워가 가장 조용하다고만은 볼 수 없는 것이, 1시간 이상 사용하면서 서플파워에서 더 큰 소음이 나는 모습도 보여주었기 때문이다. (스파클 파워도 시간이 지나면서 풍량이 조금 더 강해졌다.) 때문에 세 파워의 소음은 대동소이하게 모두 정숙하다고 볼 수 있다.

5. 결론

지금까지 스파클 파워의 신제품인 FSP400-60PFN 에 대해서 알아보았다. 300W 가 주종을 이루고, 좀 큰 용량으로는 350W 정도를 사용하는 유저들이 대부분인 상황에서 400W 는 아직 너무나도 큰 용량으로 생각되는 것도 무리는 아니다. 하지만 오버 클럭이나 고성능의 부품을 사용할 수록 많은 전력을 필요로 하며, 파워 출력에 여유가 있을수록 시스템의 안정성이 향상될 수 있다는 면에서 (파워의 용량만큼 컴퓨터에서 전력을 거의 다 사용하면 파워의 발열이 심해지고, 이는 곧 안정성 저하로 이어질 우려가 있다.) 400W 가 주는 매력은 크다고 볼 수 있다. 제품의 일부 단점(커넥터의 불충분) 이 눈에 띄기도 하지만 정숙한 소음, 높은 컴바인드 출력, 합리적인 가격은 많은 유저들에게 좋은 인상을 심어줄 수 있다는 생각이 든다. 또한 수요가 그리 많지 않을지도 모르는 400W 제품을 매니아들을 위해서 출시한 SPI 코리아 측에 박수를 보내고 싶다. 마지막으로 좋은 필드테스트의 기회를 주신 테크노아와 SPI코리아 관계자 분들에게 감사드리며 부족한 글을 마칠까 한다.

제품의 장점	제품의 단점
400W 라는 고용량	커넥터의 불충분
235W 의 높은 컴바인드 파워
정숙한 소음
프리 볼트
볼 베어링 팬